작가는 천재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정말 웃긴데 안타깝고 슬프다.
책소개 그대로다. 익살과 해학으로 능청맞게 삶의 고단함을 껴안는다.
정말 쉽게 읽히면서도 그 전개가 정말 기막혔다.
전개 뿐 아니라 해학과 익살을 이용하여 시대의 변화와 민중들의 생활상을 그리는데,
앞에 깔아놓았던 모든 이야기가 다 하나하나 쓸모있는 이야기임을 알았을때 정말 잘 쓰구나 이상의 감정을 느꼈다.
허삼관이 아내를 위해 하는 걱정과 행동들,
하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이기에
극적인 해결을 낳는 영웅이 되진 못하는게 사실적이면서도 안타까운 느낌을 자아냈다.
모순도 있고 때로는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들도 넘어가고 또 받아들인다.
일락이가 아들이 아니었다는 것에 정말 현실적인 반응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싫고 원망스럽고 허무하고 짜증나고 밉지만, 그럼에도 집 나간 아들을 찾으러 다니고.
아들을 업고 국수를 사먹이러가는 장면은 정말 짠했다.
아내가 화냥년이니 기생이니 하며 몰렷을 땐 어땠나.
대놓고 사람들을 척 지면서까지 옹호하진 못하지만,
그래서 사람들의 말에 동조하는 듯하지만 어디까지나 살기 위한 방법이기에,
허삼관은 흰 밥만 가득한 도시락 밑에 몰래 반찬을 깔아 놓는다.
아내를 위하고 가족을 위하는 마음, 이것들은 모두 매혈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매혈은 처음에는 돈이 부족한 궁상맞은 서민의 삶을 우스꽝스레 나타내는 장치 중 하나였지만,
뒤에가서는 처참하리만큼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그의 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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