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쁘다. 읽고 있자면 봄이 느껴지는 이야기.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과 차별되는 건, 목차마저도 어여쁘기에.
프롤로그. 잔 들어 이에 가져가며 그대보며 한숨짓네
1.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습니다
2. 나무가 내 두손에 들어왔다. 내무가 내 가슴에서 자랐다
3.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풀을 사랑하게 된다
4. 달은 하늘이 보듬고, 나는 그대가 보듬네
5. 사랑이 손짓해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6. 사랑은 온몸으로 번지는 편두통
7. 보석보다 더 밝은 진실, 진주보다 더 맑은 믿음
8. 그저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9. 우리 서로 사랑하는 것. 그 떨리는 눈이 말해 주네
10. 제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떡하죠
11. 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하였습니다
12. 누가 나무를 제일 사랑하지?
13. 난 그때 젊고 어리석어 이제야 온통 눈물로 가득하네요
14. 고통만을 담고 있다고 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거예요
15. 그 실을 꼭 잡고 놓지 말아라
16. 사랑을 잃더라도 사랑을 하는 것이 사랑을 아니 해 본 것보다 나으리
17. 애타는 가슴 하나 달랠 수 있다면
18. 너희는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하라
19. 그대 어깨 위로 늘 무지개 뜨기를
에필로그. 내 마음속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지금, 라디오를 켜 봐요.> 에 대한 믿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도 예쁘다.
마치 오월 봄에 반짝이는 햇살이 틈새로 보이는 아름드리 나무같은 느낌.
내 가슴에 파동을 주는건 진주 작가의 책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소설 중간중간에, 한 대목을 마무리 할때마다 영시가 나오는데 적재적소에 아름다운 시가 녹아있다.
문제를 어떻게 함께 건너가는지, 너무 예쁜 책이다.
이름도 예쁘고, 둘의 생각도 사랑도 예쁘다.
이현 역시 기쁠 이에 햇살 현이라니 나무와 햇살. 잘 어울린다. 정말 그런 느낌이다.
Love Poem / Robert Bly
When we are in love, We love the grass.
And the barns, and the lightpoles,
And the small mainstreets abandoned all night.
사랑 시 / 로버트 블라이
사랑을 하게 되면 우리는 풀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헛간도, 가로등도
그리고 밤새 발길 끊긴 작은 중앙로도.
Tonight / Sara Teasdale.
The moon is a curving flowing of gold,
The sky is still and blue;
The moon was made for the sky to hold,
And I for you;
The moon is a flower without a stem,
The sky is luminous;
Eternity was made for them,
To-night for us.
오늘밤 / 사라 티즈데일
달은 휘어진 황금꽃
하늘은 파랗고 고요해.
달은 하늘이 보듬고
나는 그대가 보듬네.
달은 줄기 없는 꽃
하늘은 휘영철 찬란해.
영원은 하늘과 달의 것
오늘밤은 우리 것.
그가 이번주에 소개하는 작품은 미국시인 조이스 킬머의 'Tree', 칼럼의 제목은 '나무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였다.
내 결코 보지 못하리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단물 흐르는 대지의 가슴에
굶주린 입을 대고 있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
눈은 그 품 안에 쌓이고 비와 정답게 어울려 사는 나무.
시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오직 하느님뿐.
교수님, 제가 나무예요?
그래. 나무야. 내 나무.
If Thou Must Love Me / Elizabeth browning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 her look her way
Of speaking gently 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s brought
A sense of pleasant ease on such a day"
For these things in themselves, Beloved, may
Be changed, or change for thee, and love, so wrought,
May be unwrought so. Neither love me for
Thine own dear pity's wiping my cheeks dry,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through love's eternity.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딴 목적을 갖진 마세요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이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녀의 미소와 외모와 부드러운 말씨가 맘에 들어
또는 재치 있는 생각이 나와 잘 맞아 사랑한다든가
그런 날은 확실히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든가"
왜냐하면 이러한 것들 자체는 임이여, 변할 수 있거든요
당신을 위해서도 변하고, 그리고 그렇게 이루어진 사랑은
깨질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
내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려는 마음으로 사랑하지 마세요
당신의 위안을 오래 받으면 우는 것조차 잊어버려
당신의 사랑마저 잃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저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을 통해
당신이 언제까지나 사랑을 할 수 있도록.
Separation / W. S. Merwin
You absence has gone through me
Like thread through a needle.
Everything I do is stitched with its color.
이별 / W. S. 머윈
당신의 부재不在가 나를 관통하였습니다
마치 바늘을 관통한 실처럼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그 실 색깔로 꿰메어 집니다.
Who Loves the Trees Best? / Alice May Douglas
Who loves the trees best? "I" said the Spring.
"Their leaves so beautiful to them I bring."
Who loves the trees best? "I" Summer said.
"I give them blossoms, white, yellow, red."
Who loves the trees best? "I" said the Fall.
"I give luscious fruits bright tints to all."
Who loves the trees best? "I love them best,"
Harsh Winter answered "I give them rest."
누가 나무를 제일 사랑하지? / 앨리스 메이 더글라스
누가 나무를 제일 사랑하지? "나지" 하고 봄이 말했다.
"내가 나무에 아주 예쁜 나뭇잎 옷을 입혀 주거든."
누가 나무를 제일 사랑하지? "나야" 하고 여름이 말했다.
"난 맛있는 과일을 주고 화려한 단풍을 입혀 준단 말야."
누가 나무를 제일 사랑하지? "나야" 하고 가을이 말햇다.
"난 맛있는 과일을 주고 화려한 단풍을 입혀 준단 말야."
누가 나무를 제일 사랑하지? "내가 제일 사랑해,"
모진 겨울이 대답했다, "난 나무들에게 휴식을 주니까."
Marriage from The Prophet / Kahilil Gibran
You were born together, and together you shall be forevermore.
You shall be together when the white wings of death scatter your days.
Aye, you shall be together even in the silent memory of God.
But let there be spaces in your togetherness,
And let the winds of the heavens dance between you.
Love one anther, but make not a bond of love:
Let it rather be a moving sea between the shores of your souls.
Fill each other’s cup but drink not from one cup.
Give one another of your bread but eat not from the same loaf.
Sing and dance together and be joyous, but let each one of you be alone,
Even as the strings of a lute are alone though they quiver with the same music.
Give your hearts, but not into each other’s keeping.
For only the hand of Life can contain your hearts.
And stand together yet not too near together:
For the pillars of the temple stand apart,
And the oak tree and the cypress grow not in each other’s shadow.
결혼에 대하여, <예언자> 중에서 / 칼릴 지브란
너희는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하라.
죽음의 흰 날개가 너희 삶의 나날을 흩어 버릴 때에도 너희는 함께 있으라.
그렇다, 너희는 함께하라. 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서도.
그러나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하늘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이 굴레가 되지 않도록 하라.
오히려 너희들 영혼의 두 해안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어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너희는 서로 혼자이도록 하라.
로트의 줄들이 한 가락을 울려 내면서도 줄은 하나하나 혼자이듯이.
마음을 주되, 상대방에게 아주 맡기지는 말라.
생명의 손만이 너희 마음을 지닐 수 있나니.
함께 서되, 너무 가끼이 서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따로 떨어져 서 있으며,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나니.
책읽기를 한숨 쉬어가야할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재탕할수록 더 좋아서 다시 10점으로 올리고 싶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