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큼 사랑에 관심이 많은 나라가 있을까. 우리나라사람 대다수가 즐겨듣는 노래는 사랑노래며,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이야기는 사랑이야기이다. 이는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등 모든 사랑을 포함한다. 비단 음원차트와 텔레비전만이 아니라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들부터 기업들이 주로 취하는 마케팅전략까지, 사랑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네에게 사랑은 매우 거대하고도 중요한 감정이며, 사랑은 우리 삶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사랑이 중요해지면서 불행히도 사랑을 이해하기위한 수단으로 근대적 개념의 수량화가 이용되고는 한다. 무언가를 보다 더 이해하고 파악, 분석, 비교하기위해 수량화를 시킴으로서 좀 더 객관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말문이 트인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냐는 질문을 안 하고 넘어가는 부모가 없을 만큼, 어찌 보면 사랑을 수량화하고자 하는 시도는 우리 삶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만큼 사랑하는가를 행복해하며 물어보는 데에는 아이의 답이 천진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는 아이의 대답은 어른들의 수량화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지만, 그들을 행복하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량화를 실패함으로서 아이가 가진 사랑을 짐작하며 행복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만일 이러이러한 이유로 내가 가진 사랑은 100만 원짜리라고 대답하였다면 그들은 그들에게 100만원이 의미하는 정도로써 사랑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수량화는 수량화의 대상을 비교가능하게 한다. 수량화 할 수 있다는 건 다시 말해 측정을 위해 단위나, 기준이 있고, 기본적으로 다른 것과 비교가능하게 되며 대상을 객관화시키게 된다. 또한 수량화의 가장 큰 문제는 불가피하게도 평가절하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순간의 당사자에게 200만원은 매우 가치가 커서 200만 원짜리 사랑이라고 평가하더라도, 당사자에게 그 200만원이 지닌 가치의 정도가 객관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는 200만원은 그다지 값어치가 크지 않은 대상일지도 모르며, 이 사람에게는 200만 원짜리 사랑은 값어치가 낮은 사랑으로써 가치 절하되어 인식되기 쉽다. 또한 200만 원짜리 사랑이라고 평가하게 되면, 200만원의 가치를 지닌 물건과 비교 및 거래 가능한 암시를 주기도 한다. 사랑은 객관화되어 비교할 수 없는 고유성과 개별성을 가지기 때문에, 사랑의 수량화는 의미를 곱씹을수록 행복과는 동떨어지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수량화할 수 있는가.


  불행은 때로 아주 작은 것이어도 큰 파도처럼 밀려와 우리를 무너뜨리게끔 한다. 불행을 수량화함으로서 불행의 의미를 가치 절하할 수 있다면, 우리는 불행을 조금 더 잘 버티게 될지도 모른다. 100만원짜리 불행은 시급으로 따져도 180시간이면 그 불행도 언젠가 끝이 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동시에 다른 이들과의 불행경쟁을 통해서도 나의 불행은 가치가 절하될 수 있다. 생각보다 수량화가 사랑뿐 아니라 우리감정의 많은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행복의 욕구를 반영한다. 사람들은 그만큼 수량화를 통한 감정을 통해, 결국은 자신을 이해하고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르고자 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다시 말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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