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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trip

합천 해인사 <가야산 소리길>, 등산하기 좋은 정말 아름답고 갈만한 곳

   딱 한달 전, 아직 봄기운이 채 다 찾아오지 않았을 때 토끼는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등산을 다녀왔다. 합천에 있는 가야산 소리길은 등산이라는 말은 조금 부끄러울 만큼 등산 초심자인 토끼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합천 해인사 테마파크 주차장이 꽤 넓고 주차장이 많으며, 딱 소리길을 시작하기 좋은 위치에 있으니 5주차장쯤 주차하자. 주차장에서 주차를 다 하고 나오면 보이는 풍경. 며칠째 비가 안왔었는데 데도 계곡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해인사 소리길의 시작점에는 이렇게 비석과 정자가 잘 서 있다. 길 초입에는 이렇게 입장료를 징수한다고 써있긴하나 자세히 보면, 해인사 홍류문부터 입장료를 받는다. 적어도 지금부터 4km까지는 무료이고, 그 거리만 왕복해도 제법 꽤 되는 거리이므로 입장료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신기하게도 마침 우연히 오른쪽 구석의 남자분이 바로 이 지역의 군수님이셨다. 산책하는 동네 주민분들과 관광객을 상대로 직접 인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신기했다. 선거철도 아니고 특히 군수는 임명직으로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 발로 뛰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올라가는 길이 제법 잘 정비되어 있다. 소리길을 좋아하셔서 자주 오시는 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몇 달 전만해도 소리길 모습은 이렇지 않고 흙길이었다고 하셨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찾아오다 보니 정비공사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초입은 공사가 완료되어 있었고 뒤쪽에는 마무리 작업중인지 정비 작업이 진행중인 모습이었다.




   소리길이 왜 소리길인가 하면, 실제로 등산하는 내내 계곡 물소리가 졸졸졸 흐르며 함께 하기 때문! 그걸 시그니처 삼아서 등산로 바로 옆에도 이렇게 작게 도랑을 만들어 놓았던 것 같다. 인공적으로 엔진을 가동하는 것 같진 않았고, 낙차를 이용해서 그리고 해인사 계곡이 계절과 상관없이 늘 항상 물이 많다보니 이렇게 조경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소리길 초입의 모습, 오른쪽 옆쪽으로는 계곡이 흐르고 왼쪽으로는 밭이 형성되어 있었다. 계곡 너머로는 제법 큰 오토 캠핑장이 있었는데, 여름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옆에 길따라 물이 함께 흐르는데, 그 물 사이로는 돌미나리도 자라고 있었다.




   위로 올라오니 제법 물이 많다. 어디서 이 물이 다 흘러오는 걸까.




   나무의 종류가 뭘까. 겨울이 다 가시지 않아서 그런지, 가지에 잎이 아직 나지 않았다. 가시가 많은 이건 무슨 나무냐고 부모님께 물어보니 무슨 나무라고 해주셨던 것 같은데~ 한 달이 지났더니 벌써 까먹어버렸다.




   소리길을 오르다보면 쉼터나 매점들이 몇군데 영업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엄마 아빠가 추천한 이곳, 뚱순이 소리길 쉼터에서 우리는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여기가 소리길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들릴 수 있는 마지막 쉼터임을 기억하자 >< ㅋㅋ




   정감있는 가게 내부 모습. 저 바둑이 끝나고 주인 아저씨가 돌렸던 전국 노래방은 종로에서 마침 하고 있어서 놀랬던 기억이 난다. 저 날이 바로 '할담비' 할아버지가 나왔던 날이라 기억하고 있다ㅋㅋ




   토끼 가족이 시킨 잔치국수와 동동주♥ 잔치국수는 한그릇에 4,000원 밖에 하지 않는 놀라운 가격이지만, 맛은 더 놀라웠다. 토끼가 먹어본 잔치국수 중에서 제~~~~일 너무나도 맛있었다. 잔치국수를 어떻게 만들면 이렇게 소면이 쫄깃하고 맛있을 수가 있을까? 가족 모두 그릇을 뚝딱 비웠다. 


   동동주는 한잔만 따로 주문도 가능했으니, 등산의 매력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한 잔만 시키셔서 올라가기 전에 나눠 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맛있었던 음식♥ 다른 메뉴도 마찬가지로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그 맛들도 역시 궁금해졌다~




   배를 채우고 나니 보이는 하늘, 벚꽃나무에 벚꽃이 피기 시작한 무렵의 모습이 너무나도 예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를 채우고 나자 소리가 더 잘들리고 풍경이 더 잘 보인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너무나도 즐겁게 다가왔다. 등산하는 내내 이렇게 물소리가 들리는 곳은 없을거야.




   오르다보니 너무 예쁜 연못이 보였다. 이렇게 높은 곳에도 연못이 있다니, 마치 티티카카가 생각나는 느낌이었다. 연못에는 작은 송사리들인지 알 수 없는 물고기들이 많이 떼를 지어 다니고 있었다. 가운데에 자라는 나무 주위로 만든 나무발판의 모습이 물고기 형상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봄이 채 시작하기전의 계절에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의 소리길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더 연두연두하고 초록초록해서 푸른 소리길을 만날 수 있을테지?




   어떤 나무의 뿌리는 이렇게 바깥으로 돌며 자라기도 했다. 이런식으로도 뿌리가 자라다니! 환경에 맞게, 또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나름대로 살아가는 나무의 모습이었다.




   계속 오르다보면 마주치는 돌에 새긴 문구들. 일부만 사진에 담았는데, 비석의 내용 처럼 마음을 비운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다.




   오르다보니 벌써 4km를 다 왔다. 어떻게 왔나 싶지만, 상쾌함을 가득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또 주변 풍경을 구경하고,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금방 오게 되는 거리였다.




   다시 온 만큼 또 내려가야하니까, 토끼네 가족은 오늘은 여기까지 올라가기로 하고 기념 사진을 남기고 내려갔다. 저번에 부모님이 오셨을 때엔 해인사까지 올라가셨다고 했는데, 그때는 가는 길에 멧돼지도 보셨다고 했다 ㅇ0ㅇ!!!!!




   올라갈때와 다른 같은 길을 걷지만, 방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느낌이 다르게 보였다. 쓰러져가는 나무의 모습이 보인다. 태풍때문인지, 아니면 숲 정비 과정에 잘랐는데 나무가 밑으로 안떨어진 건지, 비스듬히 떨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숲 정비과정에서 몇몇 나무는 잘라 낸 것들이 있었는데, 그 나무들을 모아서 탑으로 쌓은 모습도 있었는데 배터리가 다 닳은 이유로 담지 못해 참 아쉽다. 그래도 눈에 가득 담았으니까 됐다.




   보통 나무와는 다르게 특이한 나무도 있었다. 이건 무슨 나무일까? 알록달록 요즘 흔히 말하는 감성적인 톤을 가진 나무였는데, 옛날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노각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사슴뿔같은 느낌이기도 하다.ㅋㅋ  어떤 나무는 표지판에 이름모를 나무 였나, 이렇게 쓰여있던게 있었는데 참 너무하네~ 싶기도 했다. 




   오후 2시 무렵의 소리길 계곡 모습. 계곡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계속 흐른다.





   햇살이 눈부신 오후, 부모님을 자주 뵙지도 못하는데 함께 등산하는데 따라간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이었다. 아빠의 소원은 내가 언젠가 가족이 생기고 동생이 또 가족이 생기면 여러 가족이서 함께 이 길을 다니는 거라고 하셨는데,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전해졌다. 아빠가 제일 아끼고 좋아하는 길이니까. 원래 좋아하고 사랑하면 그 사람과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함께 즐기고 느끼고 싶은 법이다.




   산에는 봄이 조금 늦게 찾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해가 따뜻한 곳에는 봄 꽃이 슬슬 피기 시작했는지 이렇게 예쁘게 꽃망울이 텄다.





    어디까지 같이갈려구 ㅋㅋ 계속 계곡이 같이 함께 했던 등산길이었다.




   양심도 없게 큰나무가 작은나무에 기대기도 한다. 작은나무가 좀 버티기 힘들겠지만, 좋게 봐줘서 연리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거의 다 내려온 모습. 이래저래 왕복 7~8km를 걸었지만 그렇게 걸었는지 실감이 안날만큼 좋았다. 기분 좋았던 오후였다. 가길 잘했다♥